인지/신경심리
뇌... 약 2.5 킬로그램의 중량을 가지고 있고, 회백색을 띄며 약간만 힘을 가해도 쉽게 부서지는 덩어리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 오늘 아침 학교를 향하는 나의 모습을 보자. 나는 버스가 멈추는 장소에 대한 어떤 형태의 지도를 지니고 있어야 한다(기억과 지식표상). 몇 번 버스를 타야할 지를 결정해야 한다(판단과 결정).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지나가는 각종 차량에 대하여 주의를 기울일 수 있어야 한다(주의). 그리고 계속 오는 버스와 일반 승용차나 택시를 구별하여 지각할 줄 알아야 하고(지각), 같은 버스라도 학교까지 가는 버스의 번호를 기억하였다가, 그 번호의 버스를 바로 알아볼 수 있다(형태재인-대상형태파악).
버스에서 친구를 만났다면, 그 친구에게 적절한 말을 걸고 그의 말을 이해하며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야 한다(언어 이해와 산출). 버스 운전사가 라디오도 듣고, 옆 손님과 이야기도 하면서도 급히 끼여드는 택시를 쉽게 피하며 운전해내는 능력(숙련기술)에 대하여 감탄하며, 어떻게 그런 기술들을 배웠을까(학습)에 대하여 감탄할 수 있다.
버스에서 내린 후에 친구가 커피나 한 잔 하고 가자고 한 것을 자기가 거절했을 때, 함께 안간다고 친구가 비꼬는 말을 한다면, 그러한 표현의 의미를 파악할 수 있어야 하고(추리와 언어이해), 그에 따라 일어나는 자신의 감정이(정서) 무엇 인지를 알아야 하고, 그에 따른 행동의 선택을 해야 한다(행위 선택). 인지심리학은 마음의 정보처리와 관련된 모든 고등정신과정에 대한 이해와 설명을 다룬다.
정보가 입력되어 행동으로 출력되기까지의 모든 과정들은 독립적인 기능을 지니고 있지만 서로 밀접한 관련을 지니고 있다. 인지심리학의 연구는 이러한 과정들이 어떤 특성을 지니고 있으며, 서로 어떤 상호관계를 지니면서 인간의 마음을 구성하고 있는지를 밝히고자 한다. 인지심리학은 계속 인접학문과 상호작용하며 변모해 가고 있고, 학제적 과학인 인지과학과 신경과학에서 중심적 기초학문의 위치를 확고히 차지하고 있다. 교육학, 경제학, 컴퓨터과학, 철학, 신경과학, 그 어느 것이든 심리학, 특히 인지심리학의 최신 개념, 이론, 자료들에 의존하여 자체 학문의 이론적, 개념적 틀을 수정 보완하려는 경향이 점차 증가하고 있고, 이러한 경향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인간의 정신기능의 신경학적 기제에 대한 연구가 인지신경과학이라는 독자적인 학문영역으로 발전함에 따라 기능적 뇌영상화나, 뇌파 및 유발전위를 이용한 연구,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이용한 신경망 모델 연구방법 등을 통해 확대되고 있다.
우리 lab에서는 폴리그래프를 이용하여 뇌파를 측정하는 사건유관전위 연구를 하고 있다. 또 기능적 자기공명 영상(fMRI)이라는 뇌 국소부위의 뇌혈류량 증가를 측정하는 뇌 영상기법등을 사용하는 연구를 시도하고 있다.
인간의 인지과정, 특히 기억의 여러 기제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한번쯤 문을 두드려 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